한국의 미술대학과 달리 미국의 미술대학 입시전형은 정부의 간섭없이 각 대학의 자율성을 전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
덕분에 미국 미대들은 학교마다 전공별 특수성을 살리고 타 대학과 개성있는 차별화를 시키면서 수준높은 교수를 임용할 수 있다.
또한 한국과는 달리 획일화된 테크닉이나 암기식 실기 실력이 아니라 학생들의 작품 표현에 있어서 재료나 장르에 구분없이 다양하고 자유로운 작품을 요구한다.
어찌보면 한국에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기능인’을 키우는 교육이라면 미국은 표현 매체에 구분이 없는 진정한 ‘예능인’을 키우는 교육이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미국의 미대 지원과정 중 또 다른 중요한 절차는 대학과의 인터뷰다. 인터뷰는 서류나 포트폴리오에서 볼 수 없는 학생의 잠재력이나 적성·인성을 평가하는 과정의 하나다.
오랜 입시미술 지도 경험으로 볼 때 각 대학의 인터뷰 과정이나 질문 방법을 분석해 보면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코넬·콜럼비아·예일·NYU 등 아이비리그에 속해 있는 또는 그에 준하는 종합대학과 프렛·파슨즈·리즈디·SVA 등 아트 실기 전문과정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2년제 또는 4년제 미술전문대학이 그것이다.
종합대학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인터뷰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너무 멀어서 학교에 직접 갈 수 없을 경우에는 그 타운의 동문들이 본인의 사무실 등에 초대하여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간혹 미술 전공자가 아닌 전혀 다른 직종의 동문들이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미술전문대학은 거리가 200마일 이상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포트폴리오만 보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간혹 인터뷰가 끝나면 포트폴리오는 합격했으니 나중에 따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장학금을 받고자 한다면 포트폴리오가 합격했더라도 원서마감일 전까지 CD로 제작된 포트폴리오를 반드시 보내야 한다.
이는 입학사정관 한 사람이 아니라 복수의 사정관들이 심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장학금 지급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입학심사 방법도 약간씩 다르다. 대체로 미술전문대학들은 ‘영재성’에 많은 비중을 둔다. 반면 종합대학들은 다방면의 재능을 갖춘 ‘르네상스 펠로우’ 같은 학생을 위주로 심사하기 때문에 꾸준한 특별과외활동·봉사활동·입상경력 등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춘 학생을 선호한다.
포트폴리오에서 주목하는 내용도 조금씩 다르다. 미술전문대학들은 사물을 직접 보고 그린 목탄·연필 또는 파스텔 드로잉을 반드시 3~4점 요구한다.
반면 NYU나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경우에는 개념예술(Conceptual) 작품에 더 많은 점수를 준다. 지원 학생이 이미 정물 드로잉 등 기본적인 것은 당연히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테크닉은 시간과 비례하여 결국 실력이 늘 수밖에 없지만, 아이디어는 환경과 훈련과정에서 나온다. 때문에 기술적인 테크닉이 아닌, 창의적이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작품을 심사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같은 종합대학이라도 코넬과 예일은 심사기준이 또 다르다. 코넬은 미술대학이 따로 분류되어 있지만 예일은 미술 전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별도로 심사하지 않는다. 지원자 전체를 같이 평가하고 심사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입학이 더 까다롭다고도 할 수 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